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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프롤로그] 준비물은 장인어른, 스윙은 사위가!

by 백돌이 사위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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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섬으로 떠나는 배 위에서 마주한 운명

처갓집 식구들과 섬 여행을 떠나던 길,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섬에 들어가는 배를 탔습니다.

배를 타고 10분만 가면 되는 거리라 자리에 앉아 금방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옆에 앉아 계시던 장인어른께서 툭 던지신 한마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처남이랑 태국 골프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자네도 같이 갈래? 남자끼리 즐거운 추억 한번 만들어보자!"

 

속마음 : 네? 골프여행이요????????

 

어른의 말씀이라 일단 네~ 좋죠! 라고 대답은 했지만 배를 타고 가는 짧은시간 동안 고민에 빠졌습니다

골프의 "ㄱ"자도 모르는 내가 같이 가서 민폐만 끼치면 어떻게 하지? 남들에게 피해 주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고민은 더더욱 깊어졌습니다. 골프장비는 당연히 없고, 장비부터 준비를 해야하는데 이게 맞나?? 무엇보다 삼남매 키우며 나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쓴다는건 생각조차 못하며 살았으니까요

골프는 저에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다음기회에 장인어른을 뵈면 정중히 거절하려 마음먹었습니다.

 

등대가 보이는 바닷가에 정박해 있는 배

 

[등대가 외로워 보이는건 기분 탓인가..]

 

 

노을지는 바닷가에서 낚시대를 던지는 남자아이

 

[아빠 마음도 모른채 신이 났구나 아들아]

 


2. 7번 아이언의 기억

사실 저는 골프가 아예 처음은 아닙니다.

조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4학년 2학기 재미삼아 한번 해보자고 신청했던 골프 교양과목으로 골프를 잠시 배웠었죠

그때 수업은 골프채 잡는법, 자세 잡는법, 휘두르는 법, 그리고 7번 아이언으로 공 맞추는 연습 그냥 재미삼아 해봤던게

그게 전부였죠 하지만 그건 이미 까마득한 15~16년전 이야기!  

 


3. 거절은 거절한다

몇주 뒤, 충주에 계신 장인어른께서 제가 있는 대구로 놀러오셨습니다.

거절의 타이밍을 재며 언제 말씀을 드리지 하고 있는 찰나, 장인어른께서 뜻밖의 물건들을 꺼내셨습니다.

 

골프장갑과 테니스공을 개조한 골프연습채

 

"자네 주려고 장갑 하나 샀네! 손에 맞는지 한번 껴봐라~ 장갑은 필수니까

그리고 골프장비들은 내가 쓰던것도 있고 해서 알아서 챙겨줄테니 걱정하지말고 몸만 오게"

 

그리고는 연습용 스윙채를 건네주셨습니다. 기존 스윙채에 무게가 있어야 한다며 테니스공에 구멍을 뚫어서 직접 개조하신거였죠

 

"이걸로 틈틈히 스윙 연습 해봐라 요즘 유튜브에도 골프 프로들 레슨 영상 많으니 찾아보고"

 

"남자들끼리 태국 여행 갈 생각하니 벌써 설렌다"며 웃으시는 장인어른을 보니 답이 정해졌네요. 

 


4.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삼 남매 아빠로서 골프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숙제 같습니다하지만 장인어른의 그 설레는 표정을 배신할 수 없어 다짐해봅니다아직까진 장비도, 실력도 없지만 장인어른의 진심이 담긴 연습채가 있습니다태국행 비행기 안에서 장인어른과 웃을수 있겠죠?

 

백돌이 사위의 눈물겨운 "백돌이 탈출기"를 이곳에 기록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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